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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정으로 타인의 감정을 읽을 수 있을까요?
인간은 타인의 감정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을까요? 보편적으로 가장 쉽고 빠르게 판단할 수 있는 방법은 상대방의 얼굴에 나타나는 표정을 보는 것입니다. 행복하거나 기쁠때 웃거나 미소를 짓고, 화가 나면 찡그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미소를 짓는다고하여 항상 행복하거나 기쁜것은 아닙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얼굴표정만으로 단정짓는 것은 비싼 외제차를 타니까 부자라고 하는 것과 다를것이 없습니다.
인간의 얼굴 좌우에는 각각 42개의 작은 근육이 있으며 이 안면 근육의 수축과 이완으로 피부가 움직이고 심지어 얼굴을 움직이지 않아도 안면 근육은 수축과 이완을 계속 반복합니다.
고전적 관점에서 각각의 감정은 특정 패턴의 움직임, 즉, ‘표정’으로 표현됩니다. 예를 들어, 당신이 화가 나서 눈살을 찌푸린다면 이것은 해당 ‘감정 지문’(fingerprints of respective emotion)의 일부로 여겨집니다. 이와같이, 과학자들은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동일한 감정에 대해 표현하는 보편적인 표정이 있고, 즉, 감정 표현이 보편적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하지만 다른 과학자들은 위와 같은 방법은 인간의 판단과 관련되어 있기 때문에 감정 지문을 밝히기에는 너무 간접적이고 주관적이라고 보았습니다. 안면 근전도 검사 (facial electromyography)는 조금 더 객관적이며 인간의 지각(human perceiver)이 배제됩니다. 이 검사는 감정에 대한 고전적 관점과 다른 결과를 내놓았는데, 안면 근육의 움직임만으로 사람이 화났을 때, 슬플때 등의 보편적 표정을 안정적으로 증명하지 못했습니다. 기껏해야 기쁘다, 슬프다 정도로 밖에 구분되었습니다. 즉, 근육 움직임은 각각의 감정을 구별할 수 있는 지문을 형성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시말해, ‘공포’같은 감정에는 오직 하나의 표정만 있는 것이 아닌, 각기 다른 상황에서 다양한 안면 표정이 있고 공포라는 감정을 경험할 때,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표정을 갖습니다. 어떤 사람은 주변 시야를 넓게 하기 위해 눈을 더 크게 뜰 수 있고, 어떤 사람은 두려운 생각으로 눈을 더 작게 뜰 수 있지요. 즉, 공포가 오직 한가지의 육체적인 형태만으로만 표현되지 않고, 다양하게 다르게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이며, 행복, 슬픔, 화 등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런데, ‘공포’라는 감정이 다양한 안면 움직임을 포함한다면, 어째서 우리는 눈을 크게 뜬 얼굴을 볼 때 공포의 표현이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하는 것일까요? 우리는 유아원, 유치원에서부터 각종 만화, 광고, 인형의 얼굴, 이모티콘 등 무수히 많은 이미지와 도형에서, 째려보면 화난 사람이고, 입을 삐죽하면 슬픈 사람이다라는 식으로 고정 관념을 아이들에게 가르치고 있습니다. 대학교에서는 이러한 고정 관념을 심리학 전공 학생에게, 의사는 환자에게 가르칩니다. 대중매체는 이것을 전세계로 전파하고, 이렇게 감정과 표현에 대한 고정관념은 우리 문화에 의해 창조되고 우리 모두가 학습하게 됩니다. 즉, 고전적 관점은 마치 이런 관념이 감정의 진정한 지문이라도 되는 것처럼 영속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얼굴은 사회적 소통의 수단이며, 어떤 안면 움직임은 의미가 있고 다른 움직임은 없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신체 언어, 사회적 상황, 관습 등 어떤 식으로든 ‘맥락’이 중요하다는 것 이외에는, 우리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거의 아는 바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눈썹이 올라가는 경우, 우리는 그 표현이 감정적인 것인지, 그 의미가 매번 같은 것인지 알수 없으며 따라서 각각의 감정마다 그 감정을 식별할 수 있게 해주는 특정한 표현이 있다고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 Lisa Feldman Barrett, PhD, Distinguished Professor of Psychology at Northeastern University, ‘How Emotions are made’에서 발췌
인간은 타인의 감정을 확인하기 위해 그 사람의 얼굴을 관찰하지만 타인의 감정에 대해, 살면서 내 자신의 확신이 틀렸던 적이 적어도 한 번 정도는 있을 것입니다. 정상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일반인들의 감정을 읽는 것도 쉽지 않지만, 치매 환자와의 소통은 더욱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치매 환자 케어 시, 이 환자는 나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수십년을 살았다는 것을 잊지 말고 적어도 어떤 특정한 행동, 표현이 지속된다면 고정적 관념에서 벗어나 이 환자만이 경험할 수 있는 특정한 원인 이유에 대해 고민해 보시기 바랍니다.
감정의 지문 Fingerprints of Emotion
표정으로 타인의 감정을 읽을 수 있을까요?
